반갑습니다.
질문의 내용은 두 가지 음운 현상을 한꺼번에 처리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. 하나는 자음의 위치 동화에 따른 교체 현상이고 또 하나는 자음과 모음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약 현상입니다.
(답변 1) 자음의 위치 동화
구개음화는 치조음인 /ㄷ/, /ㅌ/이 그 뒤에 실현되는 전설 고모음인 /ㅣ/나 /j/의 위치에 동화되어서 경구개 파찰음인 /ㅈ/, /ㅊ/으로 바뀌는 변동입니다. 그런데 경구개의 위치에서는 파찰음만 발음되므로 자동적으로 /ㅈ/, /ㅊ/으로 바뀐 것입니다. 결국 구개음화는 조음 위치 동화에 따른 음운의 교체 현상에 해당합니다.
(답변 2) /ㅈ/, /ㅊ/이 /j/와 결합하지 못하는 음절 구조의 제약
반모음인 /j/의 조음점은 전설 고모음으로 경구개 부분에 해당하는 위치입니다. 중세 국어에서는 /ㅈ/이 치조 음이기 때문에 반모음인 /j/와 결합할 수 있습니다. 그런데 18세기 이후의 근대 국어와 현대 국어에서는 /ㅈ/이 경구개음으로 위치를 이동했기 때문에, 이미 자음의 조음점 차체가 /j/의 조음점과 동일해 집니다. 따라서 /쟈, 져, 죠, 쥬/ 등을 발음할 때에, 이미 /ㅈ/ 자체가 /j/ 조음점에 와 있습니다. 따라서 /쟈, 져, 죠, 쥬/를 발음하는 것과 /자, 저, 조, 주/를 발음하는 것이 동일한 발음이 되어 버립니다. 결과적으로 /ㅈ/은 반모음 /j/와 결합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. 만일 /ㅈ/에 /ㅑ, ㅕ, ㅛ, ㅠ/를 억지로 발음할 수는 있으나, 대단히 발음하기가 힘이 듭니다. 동일한 모음을 연속적으로 발음하는 셈이어서 모음 충돌과 같은 효과가 나기 때문입니다.
결과적으로 /ㅈ/과 /ㅊ/ 뒤에는 반모음인 /j/가 오지 못하므로 ‘쟈, 져, 죠, 져’나 ‘챠, 쳐, 쵸, 져’에서는 /j/가 탈락하여 /자, 초, 조, 저/와 /차, 처, 초, 처/로 발음되는 것입니다.
나찬연 드림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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